스토킹 사건의 재범방지계획은 다시 연락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적는 서면이 아니라, 연락할 수 있는 경로를 실제로 닫았고 마주칠 수 있는 동선을 실제로 바꿨다는 사실을 날짜와 서류로 보여 주는 문서다. 축은 두 개다. 하나는 접촉 차단으로, 전화와 메신저, SNS, 메일, 제3자 전달까지 경로별로 끊은 상태를 설정 화면과 요청 기록으로 남긴다. 다른 하나는 동선 변경으로, 거주지와 근무지, 출퇴근 경로, 자주 가던 장소를 조정한 사실을 계약서와 발령 서류, 교통 이용 내역으로 남긴다. 이 두 축이 같은 날짜선 위에서 이어질 때 양형에서 확인되는 사정이 된다.

스토킹 사건의 재범방지계획은 무엇이 다른가

스토킹은 한 번의 행위보다 반복과 지속이 문제가 되는 유형이다. 그래서 계획서에 적을 내용도 다른 사건과 결이 다르다. 폭행이나 절도처럼 특정한 상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모든 경로를 끊는 것이 과제가 된다.

이 차이 때문에 금지형 문장만으로 쓴 계획서는 확인될 것이 거의 없다. 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증빙으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경로를 닫았다, 장소를 옮겼다처럼 상태가 바뀐 조치로 적으면 그 문장마다 서류 한 장이 붙는다. 계획서를 쓰기 전에 할 일은 문장을 다듬는 것이 아니라 바꿀 수 있는 상태를 찾는 것이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접근금지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같은 조치가 이미 내려져 있다면, 그 조치를 지키는 것이 가장 앞에 온다. 조치 준수는 당연한 의무이므로 그것만으로 계획서가 채워지지는 않는다. 계획서는 명령받은 범위를 넘어 스스로 닫은 경로와 스스로 바꾼 생활을 적는 자리다.

접촉 차단은 어디까지 끊어야 기록이 되나

전화번호 하나를 차단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경로를 하나씩 세어 보면 보통 여섯 갈래가 나온다. 전화와 문자, 메신저, SNS, 메일, 함께 있던 단체 대화방, 그리고 사람을 통한 전달이다. 이 중 하나라도 열려 있으면 끊었다는 서술 전체가 흔들린다.

가장 자주 비는 곳은 마지막 갈래다. 본인은 연락하지 않았지만 가족이나 공동 지인이 안부를 전하거나 소식을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본인이 직접 하지 않았다는 사정과 별개로, 전달 경로가 살아 있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 전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기록까지 남겨 두어야 여섯 갈래가 다 닫힌다.

두 번째로 위험한 지점은 사과를 목적으로 한 연락이다. 의도가 어떻든 접촉은 접촉으로 남고, 차단을 해 놓고 다시 연락한 기록은 앞의 조치를 무효로 만든다. 전달할 뜻이 있다면 직접 하지 않고 변호인이나 공식 절차를 통한다. 사건 진행 상황을 알아보려고 차단을 잠시 푸는 것도 같은 문제다. 경과는 사건 조회나 변호인을 통해 확인한다.

무엇을, 언제, 무엇으로 남기나

조치는 한 번에 몰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순서대로 한다. 당일에 끝나는 것과 협의가 필요한 것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바꾸는 것 언제 하나 무엇으로 남기나
전화·문자 조사 직후 당일 차단 목록 화면, 통신사 부가서비스 가입 내역
메신저 차단과 같은 날 차단 설정 화면, 친구목록 정리 후 화면
SNS 계정 차단과 같은 날 차단 내역, 계정 비공개 전환 또는 탈퇴 확인 메일
메일 1주 이내 수신 차단 규칙 설정 화면
단체 대화방·모임 1주 이내 퇴장 시점이 보이는 목록, 모임 탈퇴 안내문
제3자 전달 1~2주 가족·지인에게 보낸 요청 문자, 당사자가 써 준 확인서
거주지 결정한 즉시 임대차계약서, 전입신고 확인, 이사 결제 내역
근무지·근무시간 회사 협의 후 인사발령 통지, 근무시간 변경 확인서
출퇴근 경로 변경 당일부터 교통카드 이용 내역, 정기권 구매 내역
자주 가던 장소 계획 수립 단계 회피 장소 목록과 대체 동선 메모, 회원권 해지 내역

화면을 남길 때는 설정 결과만 찍지 않고 날짜가 함께 보이는 화면을 같이 남긴다. 언제 끊었는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조치의 선후가 설명되지 않는다. 이사나 근무 조건 변경처럼 비용과 협의가 필요한 항목은 전부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한 범위까지만 적고 하지 못한 부분은 적지 않는다.

조치를 계획서 문장으로 옮기는 순서

세 단계로 옮긴다. 첫째 닫은 경로를 날짜와 함께 나열하고, 둘째 바뀐 생활 좌표를 서류 이름과 함께 적고, 셋째 그 상태를 어떤 주기로 점검할지 붙인다. 평가나 기대를 섞지 않고 이 세 가지만 적으면 계획서와 증빙이 한 줄씩 대응한다.

저는 조사를 받은 날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차단하고 같은 날 메신저와 SNS 계정을 차단한 뒤 제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였습니다. 함께 참여하던 대화방 두 곳에서도 같은 날 퇴장하였습니다. 가족과 지인 세 명에게는 어떤 경우에도 제 소식을 전하지 말아 달라고 문자로 요청하였고 그 문자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거주지는 다음 달 초 이사하여 전입신고를 마쳤으며, 근무시간은 회사와 협의해 교대 시간을 변경하였습니다. 변경 사실은 임대차계약서와 인사발령 통지로 확인됩니다. 앞으로는 사과를 포함한 어떤 연락도 직접 하지 않고, 전달할 내용이 있으면 변호인을 통하겠습니다.

문단 안에 결과에 대한 기대가 한 줄도 들어가지 않은 것이 이 예시의 특징이다. 무엇을 닫았고 무엇을 바꿨는지만 남기면, 뒤에 붙는 서류가 그 문장을 대신 설명한다.

자주 비는 지점은 어디인가

조치를 했는데도 자료가 비는 경우는 대개 아래 지점에서 갈린다.

흔한 공백 왜 문제인가 대신 할 일
차단했다는 문장만 있음 확인할 자료가 없다 경로별 설정 화면을 날짜와 함께 보관
번호만 차단하고 SNS는 그대로 경로가 열려 있다 여섯 갈래를 한 번에 점검
경과 확인을 위해 차단 해제 끊긴 상태가 중단된다 사건 조회나 변호인을 통해 확인
사과 목적으로 한 번 연락 목적과 무관하게 접촉으로 남는다 공식 절차를 통해 전달
지인에게 구두로만 부탁 요청한 사실이 남지 않는다 문자나 메일로 요청하고 보관
동선 변경이 계획서에만 적힘 실행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계약서와 발령 서류를 함께 편철
피해자 동향을 알아봄 새로운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일체 확인하지 않는다

마지막 항목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걱정이나 호의로 동향을 알아보는 행동도 스토킹 사건에서는 같은 성격의 행위로 읽힐 수 있다. 끊었다는 말의 범위에는 알아보지 않는 것까지 들어간다.

제출 전 무엇을 점검하나

묶기 전에 다섯 가지만 확인한다. 하나라도 걸리면 그 항목을 보완한 뒤에 넘긴다.

  • 계획서에 적은 조치마다 대응하는 서류가 한 장씩 있는가
  • 화면 자료에 날짜가 보이는가, 조치 시점의 선후가 맞는가
  • 차단 이후 연락이나 조회 기록이 한 건도 없는가
  • 가족과 지인에게 전달 금지를 요청한 기록이 있는가
  • 조치가 내려진 사건이라면 그 조치 준수가 계획서 앞에 놓여 있는가

점검 주기는 계획서에 적어 둔다. 한 달에 한 번 차단 목록이 유지되는지, 바꾼 동선이 그대로인지 확인하고 날짜를 기록표에 남기면, 제출 이후 단계에서도 이어지는 자료가 된다. 이때 확인은 본인의 설정과 생활만 대상으로 하며, 상대방 쪽을 들여다보는 방식은 포함되지 않는다.

센터의 관점: 스토킹 사건에서 재범방지계획의 설명력은 다짐의 강도가 아니라 닫힌 경로의 개수와 바뀐 좌표의 수에서 나온다. 센터는 조사 당일에 닫을 수 있는 경로부터 전부 닫고 그 화면을 날짜와 함께 남긴 다음, 거주지와 근무 조건처럼 시간이 걸리는 항목을 차례로 정리하라고 권한다. 끊었다는 문장 하나보다, 끊은 날과 끊은 방법이 적힌 목록 한 장이 더 많은 것을 설명한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조치의 내용과 준수 범위, 자료의 제출 시점은 사건의 진행 단계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